자전거를 몰아 바로 간 곳은 구마가와 남쪽!
구마가와 남쪽에는 나츠메 우인장의 배경지가 몰려 있다. 강가 근처에다, 평지가 대부분이다. 일반 자전거로 달려 시간이 제법 걸렸지만, 자전거 타기를 워낙 좋아하는 데다 날씨까지 끝내줘서 20km를 넘게 달려도 행복이 피곤함을 크게 상회했다.
미즈노테바시라는 이름의 다리를 건너는데 강가와 성터의 보수 공사가 한창이었다. 20년의 수해로부터 3년이 넘게 지났는데도 아직도 공사가 한창인 것을 보면 완공까지는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이 다리뿐만이 아니라 서쪽에 있는 다른 다리도 공사가 한창이었다.
열심히 달려서 첫 번째 장소에 도착했다. 바로 나츠메 우인장 6기 오프닝에 나오는 불상이 있는 곳이다.
바로 이 장면!
나츠메 덕후로서 나츠메 우인장을 10번도 넘게 정주행 했기 때문에 오프닝 어디에서 나오는 곳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간 곳은 타마치 스가하라 텐만구. 아까 불상에서 도보 2분 거리다. 다리를 건너면 이곳을 먼저 지나게 된다.
히토요시시에서 정한 스탬프 인장이 있는 곳. 전 세계에서 온 나츠메 팬들의 흔적이 가득하다.
이곳은 2기 오프닝에 나오는데 초반과 후반에 1번씩 총 2번이 나온다.
나토리는 작중에선 인기 배우 생활을 하면서 본업으로 요괴 퇴치사 일을 하고 있다. 나츠메가 요괴에 대해서 가장 의지할 수 있는 상대이기도 하다(그다음은 타누마, 타키 순일까나). 자신과 마찬가지로 요괴를 볼 수 있는 친구이자,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어른이자, 곤란할 때 기댈 수 있는 보호자로 나츠메가 매우 신뢰하는 인물이다. 나토리와 나츠메의 첫 만남은 애니메이션 1기 9화 「요괴퇴치」편. 처음에 나츠메는 나토리를 경계했지만 점점 서로에 대해 알게 되며 의지할 수 있는 사이가 된다.
참고로 이시다 아키라 성우가 나토리 슈이치의 배역을 맡고 있는데, 또 다른 퇴치사인 마토바 세이지의 성우는 스와베 준이치다. 개인적으로 이시다상, 스와베상 둘 다 너무 좋아하는 성우라 나츠메, 나토리, 마토바가 함께 나오는 편은 더욱 집중해서 본다(카미야 히로시 + 이시다 아키라 + 스와베 준이치 목소리 = 극락...).
실제로는 신사 왼쪽에 건물이 없고 주차창이 있다.
어떤 신을 모시는지 알고 싶었는데 온통 냥코 센세로 가득해서 냥코 센세 사당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미 이 신사는 냥코 센세를 모시는 것 같았다. 그 정도로 인형과 피규어로 가득했다. 팬북도 17권까지 있었는데 이것도 마지막 장까지 다 썼더라. 어떤 분이 새로운 팬북을 놓아주시는지도 정말 궁금했다.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신사, 차곡차곡 쌓여있는 책들... 많은 이들의 마음과 정성이 와닿는 공간이었다.
여기까지 왔으니 나도 스탬프를 하나 찍어 봤다. 인장이 오래되고, 잉크가 많이 말라서 세게 눌러야 한다.
성터 주변의 장소는 다 돌았으니 이제 구마가와를 따라 서쪽의 장소들을 들릴 생각이다.
하지만 덕질도 식후경이라고... 일단 배 먼저 채우자.
자전거를 세워두고 오르막길을 10분 오르는데 중간에 고양이 님을 만났다. 오전에 만난 고양이 님도 그랬지만 이분도 상당히 눈빛이 매섭다.ㅋㅋ 털색이 냥코 센세를 떠오르게하는 고양이었다.
이제 거의 다 왔다!
가게 앞에는 에비노 코겐 라인이 지나간다. 여길 찾은 이유도 선로를 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 그리고 아주 근사하고 맛있는 양식집이라는 후기를 구글 리뷰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게 부정휴일이었다... 분명 영업일 맞는데...! 오후 1시인데...!ㅠㅠㅠㅠ
어쩔 수 없지, 아쉽지만 키친 모리는 다음을 기약하자.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가게 문 닫았다고 우울해하기엔 너무 지금 이 순간이 아깝지 않나!!! 다행히 구글 지도에 찜해둔 가게 2곳이 생각나서 그쪽을 가보기로 했다.
밥을 먹으러 가는데 가게 창문에 있는 냥코센세를 발견했다. 마을 곳곳에 있는 불꽃놀이 포스터와 냥코센세를 보면 히토요시 사람들이 얼마나 나츠메 우인장을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참고로 히토요시는 매년 8월 15일(양력)에 큰 불꽃놀이를 한다! 규슈의 8월이면... 무더운 여름을 각오해야 하지만, 나츠메 팬이라면 꼭 참여해보고 싶은 이벤트 중 하나다. 여름 일본은 아직 경험해 본 적 없지만 만약 오게 된다면 히토요시의 불꽃놀이를 보러 오고 싶다. 마츠리도 참여하고, 냥코센세처럼 이카야키에 사케도 한잔!
배는 고프지만 달리는 길이 워낙 아름다워서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좁은 골목과 인적이 드문 길을 2.5km 정도 열심히 달려...
구마가와 강가에 있는 식당에 도착했다!
Spooon에 도착하니 오후 1시 40분. 이곳은 점심 장사만 하는 데다 엄청난 인기점이라 요일과 시간을 잘 선택해야 한다. 점심 피크 타임이 지났는데도 주차장에 차가 가득 찬 모습을 보니 얼마나 맛집인지를 알 수 있었다.
메뉴판에 인기 1, 2, 3순위가 써있어서 쉽게 메뉴를 고를 수 있었다. 1위는 치킨 난반 정식, 2위는 오므라이스, 3위는 B런치. 치킨 난반을 시키는 손님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내가 고른 것은 바로 B런치!
주문하니 점원 분이 사장님을 보면서 "지금 함바그 되나요?"라고 하셨다. 아차, 그렇다. 지금 시간은 거의 2시였다. 재료가 떨어졌거나 특정 메뉴를 마감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간. 사장님의 말문이 열리기까지의 3초간, 내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다.
그리고 정말 다행히도, 사장님께서 내 주문까지받고 함바그를 마감하셨다. 후하! 드디어 숨을 쉴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사진이 바로 대망의 라스트(?) B런치! 맛은 말이 필요 없다. 여기는 치킨 난반이랑 오므라이스도 먹어봐야 한다. 다음에 히토요시 오면 3번은 올 테다. 몸상태가 좋지 않은 탓에 여행 내내 입맛이 없는 상태였는데 이곳에서 정말 기분 좋게 그릇을 비울 수 있었다. 빈약한 자에게 맛있고 행복한 식사를 챙길 수 있게 해 준 Spooon 사장님과 직원 분들께 감사드린다.
아름다운 자태... 새우튀김 소스는 치킨 난반 소스였는데 느끼함 하나 없이 소스에 들어간 모두 재료가 완벽한 하모니를 자랑했다. 소스 만드는 법을 배워가고 싶을 정도... 함바그도 정말 훌륭하다. 계란 프라이의 조합, 풍성한 샐러드의 어시스트... 맛있는 쌀과 건더기 가득한 미소시루까지... 거를 타선이 없다.
아름답다...
ごちそうさまでした(잘 먹었습니다)!
기분 좋게 배도 채웠겠다, 잠시 구마가와를 구경하기로 했다.
우와... 아까도 정말 예뻤지만 지금은 수면이 햇살에 반짝거려 더욱 그림 같다. 지금 이 순간 이곳으로 발걸음을 이끈 스스로가 기특했다. 히토요시에 짧게 머무르지만 아름다운 구마가와의 모습을 제대로 보고 갈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
자, 그럼 아름다운 구마가와를 따라 다음 목적지로 출발! 아직 볼 곳이 4곳이나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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