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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이야기/2박 3일 히타 뚜벅이 여행(2024)

히타, 미쿠마 강 옆의 작은 민박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

by 조각찾기 2024.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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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밤을 보낼 숙소는 "Taki"라는 이름의 민박. 호텔이 아닌 민박에서 묵는 것은 처음이라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었다. 구글 맵을 통해 찾은 타키는 1~2인 세 팀이 묵을 수 있는 작은 규모의 민박이다. 체크인 당일, 박물관 별관에서 구글 메신저를 통해 관람이 끝나면 체크인을 하겠다고 연락해 두었다.

 

 

 소시아 호텔에서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지만 추운 날씨에, 지치고, 캐리어까지 끌고 가려니 15분 정도 걸렸다.

 

 

타키에 도착했다.

 

 

 

 

골목길이 매우 어둡다

민박 주변은 민가와 일부 이자카야뿐. 빈집도 많아 보였다.

 

 

 어두운 골목길에 환하게 켜져 있는 유일한 집.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온기가 마음에 들었다.

 

 

체크인을 하고 현금으로 숙박비를 지불했다. 숙소는 2층에 있었는데 계단이 제법 많아서 실제로는 3층 정도의 층고인 듯하다. 숙박비, 시설 등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아래 글에 정리해 두었으니 링크를 참고하길 바란다.

 

2024.09.22 - [숙소 이야기/규슈의 숙소] - 타키, 떠오르는 소도시 히타에 숨겨진 풍경 맛집 민박

 

 

내가 묵을 방은 '소나무 방'. 계단에서 올라오면 곧장 보이는 방이다.

 

 

주인 분께서 방을 안내해주시고 바로 이불을 펴주셨다. 이날 기온은 영하 2도~영상 5도 정도로 규슈 치고 매우 추웠다. 주인 분께서 아래에 이불을 하나 더 깔아 두 겹으로 자는 게 좋지 않겠냐고 물어봐주셔서 흔쾌히 부탁드렸다. 히터도 바로 켜주셔서 금세 방이 따듯해졌다.

 

 

몸을 녹일 겸 30분 정도 방에서 쉬기로 했다. 불을 끄고 미쿠마 강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긴다.

 

 

 식사는 바깥에서 외식을 하기로 했다. 1층에 이자카야가 있는데 맛이 제법 괜찮다고 한다. 가보고 싶은 음식점이 있어서 외식을 선택했지만 다시 돌아간다면 1층 이자카야에서 식사를 할 것 같다. 

 

 

 마지막 날 저녁 메뉴는 교자. 생각해 보니 소도시 여행을 그리 많이 했으면서 저녁에 외식을 한 경험이 거의 없다. 주로 편의점 음식, 테이크아웃을 많이 했고, 이번 여행은 특히 그랬다. 2022년에 우레시노에서 두부전골을 먹었을 때를 제외하면 거의 손에 꼽는다. 시골은 저녁에 해가 지면 가로등이 적으니 빨리 들어가서 쉬고 싶었던 게 큰 이유요, 저녁에는 이자카야를 가고 싶어 지는데 이자카야에서 메뉴판을 읽을 자신이 없는 게 두 번째였다.

 

 

내 딴에는 엄청 용기를 낸 날이었다.

 

 

들어가니 손님이 나뿐이라 카운터석에 자리를 잡았다.

 

 

 메뉴는 교자 하나. 구글 리뷰 사진에는 밥도 팔고 있었는데 그새 메뉴에 없어졌다. 주인장께 여쭤보니 밥 메뉴는 빠졌고, 원하면 외부에서 밥을 가져와 먹는 것도 괜찮다고 하셨다. 밥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교자에 마실 것 하나만 시키기로 했다.

 

 

음료는 우롱차로.

 

 

주인장께서 아이묭의 팬이신지 가게에 아이묭 노래만 계속 나왔다. 아이묭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했는데 말수가 많은 분은 아니셔서 대화가 길게 이어지진 않았다. 백교자는 생각한 것보다 훨씬 라이트 한 맛이었다. 이곳은 식사가 아닌 2차로 오면 좋을 것 같다.

 

 

 배를 채우기 위해 2차로 결정한 이자카야. 구글 맵에서 이자카야를 몇 개 봐두었는데 불이 켜져 있어서 이곳으로 정했다. 이런 찐 이자카야를 가는 건 일본 혼여를 3번이나 하면서도 처음이다. 

 

 

 

 

예상은 했지만 메뉴판 읽는 게 쉽지 않군...

 

 

일단 레몬사와를 주문했다. 양배추는 오토시 아니고 기본 안주다.

 

 

한국 손님도 꽤 오는지 모둠 코치가 있었는데 단품으로 시키면 1,100엔보다 쌀 것 같은 구성이었다. 코치를 5개나 먹고 싶지도 않아서 단품으로 네기, 츠쿠네, 테바사키를 시켰다.

 

 

생맥이 660엔으로 싼 편은 아니었다.

 

 

꼬치는 금방 나왔다. 맛은 평범했다. 가게의 분위기는 좋았지만 홀로 오는 손님이 즐기기엔 어려움이 있었고, 단골손님이나 테이블 손님이 놀기 좋은 분위기였다. 이럴 줄 알았다면 타키의 이자카야에서 식사를 했을 텐데... 많이 아쉬웠다.

 

 

들어가기 전, 근처에 VR존이 있어 진격의 히타 앱으로 사진을 찍었다.

 

 

 

 

엘빈... 顔が怖い

 

 

매서운 추위를 피해 방으로 돌아왔다.

 

 

방에서 조금 쉬다가 가족탕에서 피로를 풀었다. 온천수는 아니었지만 피로를 풀기엔 충분했다. 

 

 

여행의 마지막 밤. 7박 8일의 여행. 여행의 일부지만 처음으로 여행 중간에 일행이 있었고, 지금 떠올려도 서글픈 추억도 많았던 여행. 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고 행복한 추억도 많이 쌓았던 여행. 희로애락으로 가득찬 여행의 마지막 밤이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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