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 반에 기상하여 한국으로 돌아갈 짐을 싼다. 오늘 일정은 오전에 마메다마치 구경을 하고, 타카무라 우동에 가서 점심식사를 한 후, 패트리아 히타에 있는 진격의 거인 카페를 들리는 일정이다. 오후 2시 30분 JR을 타고 후쿠오카로 돌아가야 하니 주어진 시간은 5~6시간. 일정을 소화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타키에서 하룻밤 잘 묵고 갑니다.
체크인 카운터 겸 이자카야. 내려오는 소리를 듣고 주인 분께서 배웅을 하러 나오셨다. 추운 날씨에 눈까지 오니 조심해서 가라고 말씀해 주셨다.
규슈도 이렇게 추울 수가 있구나... 寒!
스탬프를 모을 겸 한 간장제조소에 들렀다.
진격의 거인 라무네와 스티커를 팔고 있었다. 이곳에서 히타가 간장이 유명한 이유를 점원 분께 여쭈어봤는데 워낙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전통이라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른다고 하셨다. 따로 찾아보니 히타가 번영하던 옛 시절, 즉 마메다마치가 성황이던 시절부터 누룩 가게에서 간장을 제조하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왔다고 한다.
간장 가게부터 패트리아 히타까지 오는 길에 있는 스탬프들을 모두 모으니 제법 많은 스탬프가 모였다.
오후에 방문 예정인 진격의 거인 카페가 있는 패트리아 홀. 이곳을 오전에 온 이유는 캐리어를 넣을 수 있는 저렴한 보관함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단돈 100엔! 2022년에 히타 여행을 왔을 때 미리 봐두었던 장소다. 인터넷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참고로 내 캐리어 사이즈는 24인치이고 24인치 치고는 슬림한 편이다. 중간에 있는 간이 선반을 빼니 딱 들어갔다. 두꺼운 24인치나 28인치 캐리어는 히타역 관광안내소에 보관하는 것을 추천하고, 배낭이나 20인치 캐리어라면 패트리아 홀 보관함이 딱이다.
카페는 오전 11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내가 여행을 왔을 때(2024년 1월)는 주 2회 휴무였는데 2025년 1월인 지금은 주 4회 휴무다. 휴무일이 잦고, 영업시간도 8시간이 채 되지 않아서 생각보다 카페 방문 난이도가 높다. 나도 히타에 머무는 2박 3일 동안 하루가 휴무라서 여행 마지막 날에 겨우 올 수 있었다.
짐을 맡기고 나오니 눈송이가 제법 커졌다. 매서워진 칼바람은 덤이다.
이 상점에서도 스탬프를 수집했다. 꽃집 겸 펫(설치류, 어류)을 판매하는 상점이었다.
아기자한 골목과 새하얀 눈송이. 여행 마지막 날에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을 줄이야...
마메다마치 가는 길 중간에 들린 곳은 '칸기엔'. 에도시대 후기의 유명한 유학자 '히로세 아와카'가 세운 일본 최대 규모의 사학원으로 일본 정부에서 관리하고 있는 곳이다.
「에도시대 후기에는 일본 전국에서 교육열이 높아져 각지에서 번교나 향교 등의 학교 외에 개인에 의한 사학원이 많이 개설되었습니다. 히로세 이와카는 히로세 가의 장남으로 태어났지만 몸이 약하여 동생에게 가문을 잇도록 하고 자신은 학문의 길로 나아갔습니다. 1817년 그가 36세 때, 어릴 때 자랐던 곳인 백부 월화의 거택, 가을 풍암 옆에 학원을 짓고, "함기원(칸기엔)"이라고 이름을 지었으니 이는 "모든 일이 좋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신분, 연령, 학력을 붇지 않고 입문할 수 있는 "삼탈법", 학력에 근거하여 등급별로 평가하는 "월단평", 문하생에게 학원 운영을 맡겨 사회성을 익히도록 하는 "직임제" 등 독자적인 교육 방법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와 같은 제도 하에서 전국에서 많은 문하생이 모였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기록으로도 4,600명이 넘으며 유명한 인물도 다수 배출했습니다. 그는 근대교육의 발전에 공헌하였으며 함기원은 후대로도 이어졌습니다. 1897년(메이지 30년)에 폐학하였으나 에도시대의 사학원으로는 일본 최대 규모였습니다. 현재는 건물이 소실되어 부지 내의 서장고, 서쪽의 우물이 남아있습니다.」
칸기엔에서도 진격의 거인 VR을 찍을 수 있다. 히타역, 오야마댐, 박물관의 VR 촬영은 일본인의 유튜브 채널에서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칸기엔에서 촬영하는 사람은 한 번도 보질 못했다. 분위기가 제법 좋아 사진을 공유한다. 사학교라는 입지에 어울리게 에렌, 미카사, 아르민의 어린 시절을 찍을 수 있었다.
칸기엔에서 10분을 더 걸어 마메다마치에 도착했다. 벌써 세 번째 방문이지만 이렇게 이른 시간에 오기는 처음이다.
문을 닫은 상점도 있지만 한국인, 중국인 패키지 관광객이 오는 시간에 맞추어 문을 연 가게도 많았다. 오전 10시 반, 타카무라 우동이 여는 11시 전까지 마메다마치를 30분 정도 둘러봤다. 상점 사진을 올리고 싶었지만 내부 촬영을 하기가 조심스러워 따로 사진은 찍지 않았다.
구경한 가게 중 인상적인 가게가 있었으니 「ㅁ手ぬぐい曲げわっぱの嶋屋本家」라는 상점이었다. 구경을 하다가 스탬프 QR 코드를 찍어도 되는지 여쭈었다가 제법 오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이 시간이 참 재미있고 정감 있었다. 어제 다른 손님이 없어서 타키에서 혼자 묵었고, 점심에 타카무라 우동에 간다는 둥 내 쪽의 개인적인 이야기였는데도 즐겁게 받아주셨다. 규슈에도 눈(雪)이 오냐는 질문에 몇 년 전 엄청난 폭설이 온 적도 있다며 이야기를 해주셨다.
이렇게 마메다마치에서 스탬프 모으기는 종료. 사진은 히타 역 주변까지 스탬프를 다 모은 후에 찍은 것으로 2일 동안 총 24개의 스탬프를 모았다. 만약 한국에서 미리 진격의 히타 앱을 준비해 왔다면 40개 정도는 모으지 않았을까 싶다. 진격의 히타에 관해서는 따로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다.
오전의 마메다마치 구경은 여기까지. 마메다마치는 오후 3시 이후면 문을 닫는 가게가 많다. 오전 10시 ~ 오후 2시가 가장 구경하기 좋다. 대신 한국인 관광객이 많으니 이점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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