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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이야기/7박 8일 북규슈 뚜벅이 여행(2022)

한국, 집으로 돌아오다.

by 조각찾기 2022.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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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9일.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새벽에 비가 왔는지 공기가 제법 쌀쌀하다. 첫날은 웃풍이 세지 않았는데 둘째 날은 창을 모두 닫았음에도 웃풍이 제법 강했다. 겨울을 제외하면 이만한 호텔이 없을 듯하다.

 

평일 아침이지만 출근길 시간이 지나 여유롭다. 비에 젖은 도로가 촉촉하다.

 

MARUZEN HAKATA 지도

후쿠오카 공항은 일본의 국제공항 중 최고의 접근성을 자랑한다. 하카타 역에서 후쿠오카 공항까지 공항선으로 6분. 이런 이유 때문에 후쿠오카는 쇼핑하기 좋은 도시, 일본을 처음 오는 여행객이 오기 좋은 도시이기도 하다.

나도 이 점 덕분에 마지막 날 아침 잠시 쇼핑을 할 수 있었다. 하카타역 아뮤플라자 6층에 있는 포폰뎃타와 서점에 들러 아동용 기차 양말과 책 한 권을 구입했다. 포폰뎃타는 기차 디자인의 여러 상품을 파는 가게다. 모자, 양말, 티셔츠, 피규어 등 없는 게 없다. 내 몸 사이즈가 조금만 작았다면(?) 기차 가방을 구매했을지도.

마루젠 하카타는 포폰뎃타 맞은편에 있는 커다란 서점이다. 하카타역 주변에도 서점이 많지만 이 서점을 추천하는 이유는 접근성이 좋고 책이 많기 때문이다. 점원분께 사진을 보여드리니 바로 책을 찾아주셨다. 10시에 영업을 시작하자마자 책을 사러 온 손님이 많았다. 일본 책은 크기가 작고, 종이가 가벼워 휴대하기 매우 좋다. 가격도 비싸지 않다.

 

공항선을 타고 후쿠오카 공항 국내선에 도착했다. 가격은 260엔. 싼 금액이 아닌데 일본의 비싼 교통비에 익숙해져서 260엔이 저렴하게 느껴진다. 마지막 지하철표는 동전으로 구입했다.

 

수하물을 맡기고 탑승구에서 느긋히 기다렸다.

더듬이 없는 냥코센세와 함께.

탑승구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한국인으로 가득했다. 여기가 일본인지 한국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다. 기념품 가게와 편의점도 한국인으로 인산인해다. 미리 기념품을 구입하길 참 잘했다.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다지만 해외에 나가면 어글리 코리안을 많이 보게 된다.(물론 친절하고 매너 있는 분들도 많다!)
여행 첫날 국제선에서 국내선으로 이동하는 버스에서 버스 가운데에 캐리어를 홀랑 두고 뒤에 가서 앉은 한국인 커플 때문에 캐리어가 굴러다녀 서서 가신 분들이 힘들어하셨다.(분명 캐리어는 본인이 잡고 타야 한다고 쓰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도 서서 간 한 사람이었다. 결국 20분 동안 외국인 한 분이 엉덩이로 커다란 캐리어 두 개를 지탱하며 가셨다. 그 커플은 마지막에 해맑게 웃으며 아무것도 모른 채 갔다...

최근 세계적으로 한류 붐을 넘어 한국의 문화가 전 세계의 일상에 공존할 만큼 굉장한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 문화가 더욱 좋게 알려지기 위해선 해외에서 더욱 처신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쓴 곳은 깨끗이, 공공장소에선 조용히 대화하는 기본 에티켓 말이다. 배운 사람답게 행동하는 쪽이 훨씬 멋있지 않은가.

 

마침 외화 체크카드에 피로회복제를 살 만큼 잔액이 남아 있어 편의점을 찾았다. 공항 탑승구 앞에 있는 편의점은 시내의 편의점과 달리 카드, 현금 동시결제가 안 되니 유의하시길. 이 사실을 알고 처음에 당황했는데 따로 결제는 가능했다. 하나는 카드 결제로, 하나는 현금 결제로 했다. 뒤에 줄은 길지, 동전이 뒤섞인 지갑에서 원하는 동전을 찾느라 마음이 급했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8일 동안 일본어를 할 수 있어 덕을 톡톡히 봤는데 이때가 가장 진가를 발휘한 순간이었다.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3시 30분발 공항 리무진을 기다리며 찬 바람을 맞으니 한국에 왔음이 실감되었다. 한국의 겨울바람은 정말 강력했다. 이날 인천의 기온은 영상 7도였다. 후쿠오카보다 10도가 낮은 기온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을 버스에 앉아있는 시간. 근데 이게 뭐라고 그렇게 마음이 편했다. 긴장감 하나 없이 우등 버스 좌석에 앉아있으니 몸이 가벼웠다. 이래서 조국이라 하나보다. 물론 앞으로 여행을 많이 다니다 보면 외국의 버스도 편해지겠지만 역시 국내의 편안함과는 결이 다르지 않을까 싶다.

7박 8일, 훌쩍 떠난 첫 홀로 해외여행. 많은 곳을 보고, 많은 것을 듣고, 많은 사람을 만났다. 바다 너머에는 더 넓은 세상이 있었다.
열심히 공부하고 혼자 부딪혀가며 다닌 여행은 정말 재미있었다. 백문이 불여일견. 과연 그러했다.

해외 여행기는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7박 8일의 여행기를 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인사를 드리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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