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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이야기/9박 10일 홋카이도 뚜벅이 여행(2023)

열흘 여행의 마지막 날, 그리웠던 집으로

by 조각찾기 2023.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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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 신치토세에서 11시 3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일찍 일어났다.
 

30분 만에 준비를 마치고 나간다. 1평보다 작은 공간에서 3일 동안 잘 묵다 간다.
 

치토세 공항까지 40분이 걸리는 쾌속 에어포트가 편도 1150엔. 돈을 아끼기 위해 자유석으로 구매했다. 여행에서 마지막으로 현금을 쓰는 순간은 공항으로 돌아가는 교통편을 끊을 때다. 이 점을 고려하지 않고 수중의 현금을 다 써버리면 아차! 할 수 있다. 
 

일요일 오전 기차라 다행히 사람이 많지 않았다. 출발 5분 전에 플랫폼에 도착하니 자유석 자리가 널럴했다. 출발 직전이 되니 서 가는 사람도 많았다. 쾌속 에어포트를 탈 때 굳이 U-seats(지정석)를 구입할 필요는 없다. 기차가 출발 직전이라면 차를 보내고 다음 쾌속을 기다리면 된다. 그럼 공항까지 편히 앉아서 갈 수 있다. 공항에서 탈 때는 사람이 많으므로 더 여유 있게 가면 좋다.
 쾌속 에어포트의 자유석은 2가지 스타일이 있다. 하나는 내가 탄 것처럼 마주보는 식, 다른 하나는 일반 기차처럼 4열 좌석이다. 많은 사람이 타고 가기엔 마주 보는 식이 좋아 보였다.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장 3층으로 올라왔다.
 

오전 9시. 이른 시간이라 국내선 3층에 문을 연 가게가 거의 없었다. 하나마루 우동에서 간단한 아침을 먹었다.
 

신치토세 공항 국내선의 모습.
 

가족들과 먹을 시로이 코이비토를 하나 샀다. 돌아가서 먹어보니 유명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시로이 코이비토와 비슷한 맛이 나는 세븐일레븐의 저렴이와 확실히 다르더라. 비싸서 대량으로 사오기 힘들지만 기념으로 한두 개 사 오기 좋은 과자다. 다음에도 하나 사 올 의향이 있다. 오래되면 상온에서 녹으니 빨리 먹기를 추천. 빨리 먹을수록 맛있다.
 

국제선 앞에 기념품 가게가 있으니 국내선에서 쇼핑하지 않아도 된다. 로이스, 시로이 코이비토, 도쿄 바나나, 술처럼 인기상품은 국제선에도 충분하다. 출발층 아래층에 로손 편의점도 있다.
 

돌아가는 제주항공 비행기를 타러. 
 

남은 자리중 가장 앞에 있는 창가 자리를 골랐는데 엔진 옆 자리였다. 
 

시코쓰 호
굿타라 호수
도야호

 비행기에서 시코쓰호, 굿타라호, 도야호를 보며 홋카이도의 스케일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코다테 옆의 오토베조~마쓰마에조를 하늘에서 구경하는 것으로 일본 섬 구경을 마쳤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간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문제는 도착 예정시간보다 30분이 늦어져 리무진 버스 시간을 맞추기 쉽지 않아 보였다. 서둘러 다음 차를 예매하려고 했지만 나 같은 사람이 많은지 내가 예약한 버스 다음 시간은 싹 매진이었다.
 

설상가상. 도착한 게이트는 셔틀 트레인을 타야하는 먼 곳에 있었다. 
 

트레인을 타고 수하물 찾는 곳에 도착하니 3시 15분. 짐은 3시 20분에 나왔다. 남은 시간은 10분. 다행히 출국장과 공항 리무진 타는 곳이 같은 층에 있어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정말 다행이다. 한국에 잘 도착해 놓고 집에 못 갈 뻔했다...ㅠㅠ
 

인천에서 세종까지 2시간. 잠시 눈을 붙인다. 비행기에서 잤는데도 잠이 자꾸만 몰려온다.
 

 눈을 뜨니 세종에 도착했다. 이렇게 이번 여행은 끝이 났다.
 
생애 첫 홋카이도. 첫 열흘 여행.
뭐든지 경험이 쌓이면 능숙해진다. 작년에 북규슈 여행을 다녀온 덕에 큰탈 없이 열흘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불과 8개월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빨리 홋카이도에 오게 될 줄 몰랐는데 제주항공 특가를 왕복 14만원에 잡은 덕에 홋카이도 여행이 현실이 됐다.
 
처음 가는 도시는 항상 설렌다. 하지만 설렘만 있진 않았다.
뱀과 야생동물에 대한 공포, 등산으로 인한 근육통, 기차와 버스 시간을 계산하고 이동해야 하는 제한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계획대로 된 건 6할. 보지 못하고, 먹지 못한 것이 많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다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는 더 여유있게 즐길 수 있으니 충분하다. 충분히 많은 것을 보고 느꼈으니.
새로운 여행지는 아무리 애를 써도 상상한 100%의 여행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그리고 같은 여행지를 두 번째 방문하면 얼마나 즐겁게 다닐 수 있을지, 새로운 설렘이 생겼다.
 
북규슈와 홋카이도 모두 레일 패스로 기차 여행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올해 10월부터 전국 6개의 JR 회사가 패스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패스의 장벽이 높아졌다. 특히 동일본 지역이 그렇다.

그래서 다음 여행부터는 하나의 현에 집중하려는 여행을 하려고 한다. 버스와 기차시간에 쫓기는 않는, 일정에 잡아먹히지 않는 자유로움을 갖고 싶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지금처럼 5박 이상의 컨셉은 유지된다.
 
다가오는 겨울, 규슈의 구마모토현으로 떠난다. 북규슈의 구마모토시, 남규슈의 히토요시시 여행기를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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