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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이야기/규슈의 음식

하카타라멘 신신 텐진본점

by 조각찾기 2023.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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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포명 : 博多らーめん ShinShin 天神本店
  • 업종 : 중화 요리(라멘)
  • 구글 맵 평점 : 4.2
  • 타베로그 별점 : 3.58
  • 구글 지도 주소 : 3 Chome-2-19 Tenjin, Chuo Ward, Fukuoka, 810-0001 일본
  • 전화번호 : 092-732-4006 (+81-92-732-4006)
  • 뚜벅이 접근성 : ⓢ 텐진역(공항선)에서 도보 5분.(서쪽 1번 출구가 가장 가까움.) 니시테츠후쿠오카역(니시테츠 선)에서 도보 7분ⓑ Tenjin-kita(3:Futatamae)(bus)에서 도보 1분. Tenjin 3 chome(17)(bus)에서 도보 2분
  • 영업시간 : 평일과 토요일(11:00~3:00)(L.O 2:30), 일요일 또는 대체휴일(11:00~24:00)(L.O 23:30)
  • 정기 휴일 : 없음. 연휴 기간엔 문의 필요.
  • 결제 : 현금 Y, 카드 Y(VISA, Master), 전화 화폐 Y(교통계 IC카드 사용 가능)
  • 방문일 : 2022년 11월 22일
  • 공식 사이트 주소 : http://www.hakata-shinshin.com/

 

일본의 라멘

라멘은 중국에서 건너온 수타 탕면이 일본에서 현지화를 거쳐 정착한 '일본식 중화요리'다. 한국에서는 라멘이 일식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중화요리라는 사실이 낯설 수 있다.

 

사실 라멘은 메이지 시대 개항의 산물이다. 라멘이 처음 탄생했을 당시, 이것은 수타면을 국물에 넣어 먹는 면요리였다. 우리는 라멘 하면 걸쭉한 돈코츠 라멘, 심플한 시오와 쇼유 라멘, 미소 라멘을 떠올리지만 원래 라멘은 국물이 있는 면요리를 통칭하는 넓은 범위의 요리였다. 물론, 일본에선 지금도 그렇게 해석하기도 한다. 츠케멘 역시 라멘으로 취급하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일본의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의 라멘이 만들어지고, 널리 퍼지면서 라멘은 대중적인 메뉴로 자리 잡았다. 시오(소금) 라멘과 쇼유(간장) 라멘은 초보자도 먹기 좋은 라멘이다. 미소(된장)를 이용한 미소 라멘은 삿포로의 소울 푸드 중 하나다. 하지만 한국에서 라멘 하면 보통 돼지뼈(돈코츠)를 우려낸 라멘, 돈코츠 라멘을 떠올린다. 바로 그 돈코츠 라멘의 시작지가 규슈의 후쿠오카다. 일본에서는 '하카타 라멘'이라고도 불린다. 그렇다면 하카타 라멘은 어디서 시작했을까?

 

 

하카타 라멘의 역사

하카타 라멘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주장이 있다. 후쿠오카현 구루메시에서 시작했다는 설,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에서 유래했다는 설, 구마모토현 다마나시에서 시작해 구루메와 후쿠오카를 거쳐 북상하면서 전국에 퍼졌다는 설까지. 하지만 가장 처음 등장한 돈코츠 베이스 라멘은 우리가 지금 아는 걸쭉한 국물이 아닌 투명한 국물이었고,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잘 아는 걸쭉하고 진한 농도의 돈코츠 라멘이 되었다고 한다. 어느 지역에서 탄생했는지는 개인의 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확실한 건 돈코츠 라멘은 후쿠오카현을 중심으로 하여 규슈 지방에서 발달했다는 것. 원래 하카타는 후쿠오카와 별개의 행정구역이었다. 옛날에는 사무라이가 살던 현 후쿠오카시 서부 지역만 후쿠오카였고, 동부 지역은 상인들이 모여 사는 '하카타'였다. 훗날 두 지역이 통합되면서 후쿠오카가 되었으나 하카타구의 이름은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돈코츠 라멘의 별칭이 '후쿠오카 라멘'이 아닌 '하카타 라멘'인 것 역시 이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

 

후쿠오카 시내에는 수많은 하카타 라멘 집이 있다. 하지만 가게마다 맛과 특색이 천차만별이다. 돈코츠 육수를 우려내는 시간, 조리 방법, 면의 종류, 고명, 곁들여 먹는 찬이 다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어느 집이 유명하다 하여 맛을 보러 갔다가 입맛에 맞지 않아 허탕을 친다거나 국물이 너무 짜서 감각이 마비되었다거나 하는 리뷰를 볼 수 있다. 돼지 잡내를 담백하게 없애는 집도 있고, 잡내를 일부러 살리는 집도 있으니 취향에 맞는 집을 찾아서 방문하자.

 

후쿠오카를 조금만 벗어난 인근 지역으로 가면 또 그 지역 나름대로의 라멘을 경험할 수 있다. 다마나, 구루메 라멘은 하카타보다 수프 맛과 풍미가 진하다. 구마모토 라멘은 흑마늘을 넣어 잡내를 잡은 것이 특징이다. 

 

 

신신 라멘

일본 국내와 해외에 많은 지점을 둔 하카타 라멘 브랜드로는 이치란 라멘, 잇푸도 라멘, 잇코샤 라멘이 있다. 이 3개의 브랜드를 후쿠오카 3대 라멘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다른 라멘집이 3대 라멘 중 하나라는 사람도 있다. 내가 방문한 신신라멘 역시 후쿠오카 라멘 하면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집이다.

 

신신 라멘은 2003년 후쿠오카 텐진에서 시작했다. 사장님의 라멘 이야기는 2003년보다 더 과거로 거슬로 올라간다. 처음부터 요리 업계에 계셨던 건 아니다. 2년간 도쿄에서 샐러리맨으로 일하다가 요리 업계에 대한 동경으로 가족이 있는 하카타로 귀향하셨다. 그 이후 인기 포장마차 '토모쨩'에서의 경험을 시작으로 여러 노점에서 일하며 맛있는 라멘을 끊임없이 연구하셨다고 한다. 십수 년의 수행 끝에 2003년 텐진에서 'ShinShin' 본점이 시작했다.

 

이 집의 라멘은 돈코츠 냄새나 잡미를 최대한 없앤 육수가 특징이다. 일본 라멘 하면 짭짤한 국물이 일반적이지만 신신의 육수는 그릇을 비울 만큼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수프(육수)를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드셔 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개발하셨다고 한다. '하카타 순정 라멘'이라는 별칭이 있다.

 

일본 국내산 돼지 뼈와 사가현의 유명 닭 '아리타리', 규슈의 현지 야채를 사용하여 육수를 만든다. 고명으로 올리는 차슈 역시 직접 개발한 비법 소스를 사용하여 숙성한다. 신신은 보통의 하카타 면보다 얇은 '격세면'을 사용하고 있다. 메뉴를 주문할 때 익힘 정도를 선택할 수 있는데 가게에서는 '카타멘(살짝 덜 익힌 면)'을 추천하고 있다. 꼬들꼬들한 얇은 면은 담백하고 풍미 깊은 돈코츠 육수와 매우 잘 어울린다.

 

 

하카타 라멘 신신 텐진 본점

내가 신신라멘 텐진 본점을 찾은 날은 비가 오고 멎기를 반복하는 우중충한 날씨였다. 평일이긴 하였으나 오후 7시에 방문했음을 감안하면 줄이 매우 짧은 편이었다. 5~10분 정도 기다려 입장할 수 있었다. 무비자가 풀린 지 4달이 지난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다. 

 

 

기본 신신라멘 가격은 760엔. 계란 반숙, 차슈 등의 고명을 올린 라멘은 100~200엔이 더 붙는다. 교자는 560엔. 볶음밥 하프 사이즈와 차슈 덮밥은 370엔이다. 이 외에도 모츠 라멘, 야끼 라멘 등이 있으니 취향껏 주문하시면 된다. 주류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평일 11시~14시에는 런치 메뉴로 더 저렴하게 드실 수 있다. 하지만 점심은 웨이팅이 길고, 신신라멘이 기본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집이 아니기 때문에 지갑 사정이 괜찮다면 사람이 적은 시간에 여유롭게 방문하는 편을 추천한다.

 

 

나는 기본 신신라멘에 볶음밥 하프 사이즈, 산토리 하이볼을 하나 시켰다. 약 1500엔. 원래 돈코츠 라멘을 좋아하고, 카타멘이 익숙한 나는 호불호 없이 정말 맛있게 먹었다. 차슈 역시 짜지 않고 무난하게 맛있었다. 그리고 의외로 화룡점정 이었던 것이 바로 볶음밥. 인터넷에서 신신은 교자보다 볶음밥이 맛있다는 리뷰를 보고 시켰는데 첫입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날 다자이후시에 있는 규슈 국립 박물관에 가느라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해 제대로 먹는 첫 끼였는데, 라멘도 볶음밥도 정말 맛있어 입이 행복했다. 거기에 하이볼까지 한 잔하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후쿠오카를 찾는 방문객이라면 한 번 쯤 고민하게 되는 것이 바로 '어느 라멘집에 가야 할까.'이다. 후쿠오카 3대 라멘집을 모두 가보진 못했지만 단 하나의 집만 가야한다면 신신을 추천하고 싶다. 텐진 본점이 아니더라도 텐진 파르코점, 스미요시점, KITTE 하카타점, 하카타 데이토스점 등 다른 지점이 많다. 하카타 라멘을 맛 보려는 당신. 오늘 저녁, 숙소와 가까운 곳에서 '하카타 순정 라멘'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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